연구소 계산과학부에는 잠시 어쩌면 꾀 오래 방문하고 계신 H. H. 선생님이 계십니다. 어쩌다 이 분과 몇 번 식사도 같이 하면서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분과의 대화는 항상 유쾌하고 상큼한 선문답으로 시작해서 끝은 수학자로서 꼭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안고 끝이 나죠.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 하지만 마음 속은 약간 심각하다고 할까? 한번 대화와 함께 식사를 시작하면 두시간을 지루함 없이 대화를 이끌어 나가십니다.

이날도 우연히 H. H. 선생님과 다른 연구원 분들과 같이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식사를 하면서 대화는 선생님께서 처음 본 연구원분에게, 전공이 무엇인가? 로 시작하셨다. 약간의 대화가 흘러가던 중....

1. 정수의 정의로 부터 실수의 정의를 어떻게 얻어낼까? 

좀 당황해서 대답을 잘 못했지만, 옆에 계신 다른 연구원 분이 (비교적) 좋은 답을 내셨고, 이에 연이어 이런 질문을 하셨죠.

2. 반대로 실수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 실수의 정의로부터 정수의 정의를 어찌 얻어낼까?

이번에는 정말로 심하게 당황했습니다. 많이 어려운 여러 정의들이 왔다갔다 했죠. 또 선생님 앞이라 말 실수 할까봐 거의 얼음이 되어있었기도 하구요. 더군다나 영어로 대화를 해야만 하는 것이라....ㅠㅠ

H 선생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답이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생각하기에 Discrte 대상에 관한 문제가 Continous 한 대상의 문제보다 일반적으로 쉬우냐 어려우냐는 말하기 힘들다고 하십니다. 아주 쉬운 예들 들어 설명하셔서 그런지 수긍이 가더라구요.  

수학을 하는 근본적인 자세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자기가 하는 그 한가지만 하는 그런 편협한 공부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래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지만 이런 것들에 우선하는 수학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항상 고민하라고 하셨죠.  그런 문제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시면서...이 분이 말씀하신 근본적인 물음들은 

1. Discrete V.S. Continuous
2. Infinity
3. Applicative V.S. pihlosophy

입니다.

덧붙여 아주 두껍고 읽기에 지루한 책이지만 중요하다 하시면서

Wolfram, A new kind of Science

를 추천해 주셨네요.

P.S. 9월 말쯤에 써야지 했던 글인데 오늘(10월 6일 새벽)에서야 써서 흐려진 기억탓에 문장이 그렇습니다.
그래도 아예 잊어버리기 전에 써 두려고 두서없이 섰으니 이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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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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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tes Rendus Mathematique 라는 수학 저널은 논문을 출판하는데 과정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면에서는 논문을 출판하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대신 논문의 제목과 초록은 영어와 불어로 병기해야 하는 약간의 수고를 더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인데, 사실 불어를 잘 하는 사람들에겐 약간의 수고이겠지만, 나같이 불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언어)에 문외한 들에게 많은 수고를 해야 하는 셈이다. 투고 하려는 논문이 아주 짧은 논문이라, 투고하고 몇 년(?)을 기다리느니, 조금 수고를 더해 Comptes Rendus Mathematique에 보내기로 정했다.

그 다음 일은 당연히 그 수고를 도와주실 분을 찾는 일. 불어를 할 줄 아시는 분을 찾아보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행이도 연구소 물리학부에 프랑스인 연구원이 있어 잘 아는 분이 아님에도 친절히 도와주신 덕분에 반은 성공. 문제는 이분이 물리학을 하시는 분이라 수학에서 쓰이는 용어를 잘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특히 문제가 생긴 것이 "lattice" 의 불어 번역문제. 이 분이 제안 하신 것은

"tréillis""réseaux"

"tréillis"는 찾아보니 구조체, 구조물 이라는 뜻이고, "réseaux"는 화초, 네트워크 이런 종류의 뜻인데, 나름 문외한으로써 논문을 뒤져 본 경험으로는 "réseaux"를 쓰는 게 맞을 듯하고, 뜻을 보니 "tréillis"가 맞을 듯하고. 대강 이런 상황이었다. 다른 오스트리아 출신 연구원분께서 같이 도서관에 가서 영어-독어-불어-러시아어 과학 용어 사전을 찾아보는 방법이 있다고 하신다. - 난 이런 좋은 물건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  더 적합한 단어는 "réseaux" 였다. 이 분도 전에 이런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지 친절하게 방법과 실제로 찾기까지를 도와 주셨다. Wiki에서도 확인하니 맞는 듯 하다.

제목 하나와 초록 두 문장을 번역하는데 참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고, 나름 괜찮다고 생각되는 번역을 가지게 되었다. 여러모로 여러분들에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요즈음은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주위에서 알아서 잘 도와주신다. 이것도 내가 타고난 복이라고 생각하니...ㅋㅋㅋ 언젠가는 갚을 날이 있겠죠?

현재 문제는.... TEX이 말썽. elsarticle class 와 투고하는 싸이트가 말썽. 흠....

투고 요령은 요기 : http://www.elsevier.com/wps/find/journaldescription.cws_home/600301/description#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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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t Laptop

Thanggle's Diary 2008. 9. 17. 21:25

연구소에 들어온 지 오늘이 딱 열흘째 되는 날.
느낌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생활한 느낌. 옆에서 많이들 도와주셔서 그런 것 같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럭저럭 통근 시간을 많이 줄이는데 성공했다.... 아싸.
각종 계획서도 문서 작업도 옆에서 친절히 도와주시고 자료 제공도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후딱 해치웠고.
연구실은 많이 정리되고 연구실이랑은 그래서 많이 친해졌고, 끼니 때마다 같이 밥먹는 밥친구들도 생겼다. ^^

그리고 나에게 아주 비싸고 좋은 장난감이 하나 생겼는데 다름이 아닌 tablet laptop이 하나 생긴 것.
연구소에 있는 동안은 내 것처럼 쓸 수 있다. 아 좋아.... 연구비 굳었다.
다른 분이 잠깐 쓰고 연구소에 반납한 것이라 거의 새 것 같다.... 진짜로 좋다.

이 장난감의 단점이라면 익숙하지 않은 윈도우 비스타가 깔려 있다는 것인데, 처음엔 정말 익숙하지 않고 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한적이라 윈도우XP로 다운그레이드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그냥 비스타를 쓰기로 했다..... 이유의 9할 이상은  나의 무서우니즘과 귀차니즘. 내가 쓰는 프로그램이야 익스플로어와 Python 그리고 논문 편집과 보기를 위한 일련의 프로그램 정도인데 이 정도는 그냥 참아주고 쓸 만해서 그냥 비스타 사용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또 하나는 단점은 아니고 와이드 모니터가 아니라 좀 불편하다는 정도. 또 랩탑치고는 무거운데 가지고 다닐 것이 아니므로 통과.

이 모든 단점을 다 극복할 장점이라면 타블렛 기능이 있다는 것. 새로운 장난감이 생긴 듯한 느낌이다. 주위 분이 가지고 계시던 모니터에 압력을 가하면 글이 써 지는 것과는 달리 내 장난감은 센서가 달린 전용펜으로 모니터에 글을 쓰면 정말 놀랄 정도로 필기감이 좋다. 잘 써지고 그러다 보니 자꾸 가지고 놀게 된다. 이런저런 낙서도 하게 되고... 그림도 제법 괜찮게 그려진다. ㅎㅎㅎ 빨리 더 친해져서 장난감이 아닌 그 무엇으로 사용할 날을 기대해 본다.

장난감은 바로 이 놈. Fujitsu LifeBook T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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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Mamma Mia

Review/Movie 2008. 9. 6. 23:00
Information on the movie:     
This movie was released September 04, 2008, in Korea.

엄마랑 외출했다가 갑자기 의기투합해서 보기로 한 영화. 엄마가 (눈이 좋지 못하셔서) 자막 읽는 외화를 귀찮아 하시는데, 자막 읽으실 일 없이 음악만 들으시면 된다고 설득하여 보기로 한 영화입니다.  설득 안 했으면 어쩔까 싶을 정도로 소녀같이 너무나 좋아하시는 엄마를 봤습니다. 엄마 아니면 극장에서 영화를 혼자 봐야 하는 저로서도 이왕 보는 거 좋아해 주시니... ^^a 극장에서 혼자 영화를 안 보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좋아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엄마의 한줄평 : 재네 엄마도 소실적에 좀 놀았네.


Musical 영화답게 음악이 먼저이고 음악에 맞게 이야기를 맞춘 것이라 스토리는 그렇지만,  사실 워낙 잘 알려진 내용과 음악이다보니 거의 모든 음악을 따라 불렀다는... ㅎㅎㅎ ABBA의 Best CD 몇 번 들었던 분이라면 누구나 저처럼 따라불렀을 겁니다. 거의 새로운 곡이 없이 ABBA의 모든 곡으로 영화를 채웠으니까요.

뮤지컬과 달리 영화로서 Mamma Mia가 장점으로 살린 점은, 그리스 섬의 아름다운 풍광과 맑고 시원한 바닷 빛깔을 멋지게 담아 낸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런 화사함에 매료되긴 합니다. 그리스식의 하얀 벽에 파란 지붕집과는 조금 거리가 먼 풍경이긴 하지만 (올 여름에 바다 구경도 못한 저에게)  그리스의 아픔다운 해변의 모습과 선남 선녀, 사랑스런 세 아줌마들과 멋진 세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줬죠.

이게 여름 배경의 섬에서 하룻 동안 일어나는 일이란 걸 잘 알고 있는 거죠. 그래서서 카메라는 최대한 주요 인물들이 실내에 있는 장면을 배제하고 밖으로 빼내는데 주력합니다. 그래서 규모가 커졌고 화려해졌죠. 

캐스팅은 좀 의아하죠. 아무리 메릴스트립이 노래를 잘 하긴 하지만, 내일 모레가 환갑이신 분인데, 헐리웃에 배우가 그리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실제로 보면 역시 메릴 스트립이죠. 20년이나 어린 역을 저렇게 소화하기도 쉬운 일이 아닐테니까요. 피어스 브론스런의 노래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좀 떨어져도 (배가 나와도 멋진) 그 모습으로 다 용서됩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흥행의 보증수표인양 많은 뮤지컬 영화들이 만들어졌죠. Moulin Rough(2001), Chicago(2002), The Phantom of the Opera(2004),  Dream Girls(2006), Hairspray(2007),  등에 이어 올 여름에 나왔던 Mamma Mia.  이런 따분한 배경 지식은 잊어버리시고 그냥 가서 즐기세요.

저의 한줄평 : 즐기세요.

참... 자막이 올라갈 것 같은 분위기에서도 절대 일어서지 마세요.
ABBA의 노래 두곡은 더 들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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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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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부터 출퇴근 시간이 대~~폭 늘어나는 관계로
killing time용 MP3 플레이어를 새로 하나 장만할까 하는데 뭘 사면 좋을 지 추천 받습니다.
( 이 글을 몇 분이나 보실 잘 모르지만... ㅠㅠa )
음질 좋고 동영상 보고 DMB되고 배터리 용량 많은  무엇보다 저렴한 것 있으면 좋겠네요.
지금 생각으로는 iriver Clix Plus 나, iriver B20 생각하고 있습니다.

* 며칠 지난 후 제가 MP3P를 사고 나면 이 글은 자동 폭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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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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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을 옮기려니 여러가지 변수가 생기네요.

원래 계획은 짐을 종이 상자에 잘 넣은 다음 택배로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짐을 정리하지 않아서 모르지만, 어름잡아 (라면 박스보다 많이) 큰 박스로 7개에서 많으면 9개 정도 됩니다.
문제는 다음 주가 추석 전이라, 개인 택배는 방문 접수를 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못한다는 군요.
오늘 여러군데 알아봤는데 심지어는 비싼 우체국 택배까지 그러네요. 에휴....

그래서, 연구실 이사의 묘수를 찾습니다.
물론 책은 학교에 그대로 두었다가 한 보름 쯤 뒤에 옮겨도 되긴 하지만....
( 뭐 빨리 옮긴다고 보겠습니까마는, 지금 읽고 있거나 풀거나 하는 몇몇 개 빼고는 거들떠도 안 보긴하지만..)
제 성격이 까칠해서 말이죠, 신경쓰이는게 싫어서 그렇습니다.

연구실 이사의 묘수를 찾습니다.


--------------------
덧붙임...

오늘 짐을 정리해 보니, 예상보다 많습니다.
어찌되었던 다 싸고 보니 12박스 + epsilon 이네요.

여기저기 다녀오고 난 후 정리하지 않은 기념품도 찾고,
누구의 돌잔치 기념품, 가지 못했던 청첩장들, 편지들, 사진들,...
정말 하나하나 찾아낼 때마다 추억 하나씩 나오더라구요.
그렇게 하루를 추억과 함께 짐싸느라 흘린 땀과 함께 보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곤하네요.

연구실 이사의 묘수는 여러분의 도움으로 찾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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