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홀로 출장 : 한 열흘 남짓 후, 미국 출장을 간다. 미국을 가는 것이 처음도 아니고 잠깐이나마 살아도 보긴 했지만 이번에 생판 모르는 곳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혼자 출장을 가다보니 약간 걱정이 되는, 사실은 많이 걱정이 된다. 앞으로 이 업계에 종사하다보면 이런 일이 많을 테지.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간다.

2. 두려움 반 기대 반 : 이번 출장은 정말 기대반 두려움 반이다. 매번 내 논문에 인용하는 논문의 저자에게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워낙 연사들이 대가이다 보니 내가 그들이 풀어낸 것의 얼마나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낼지 두렵기도 하다. 게다가 요즈음 이상하게 영어도 퇴행중이라 더 걱정을 더하게 된다. Fifteen theorem, 290-theorem을 풀어낸 대가들 중 셋, Conway, Bhargava, Hanke 는 이번에 처음본다. Elkies는 지난 칠레 학회에서 발표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논문을 그대로 OHP에 보여주며 아주 빠르고 많은 양의 발표를 하는 약간의 만행에 그저 바라만 봤었고. Parimala도 칠레 학회에서 뵈었는데 그분의 인도 억양의 영어에 거의 못 알아들어 속상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래도 이런 대가에게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기회를 살려야 하는 건 내 몫이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앞으로 마냥 주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3. 여비 : 이번 출장의 체제비와 항공료 약간을 미국에서 지원 받고 나머지 일비 식비 모자라는 항공료는 연구비로 지원 받아 간다. 항공료도 환율이 약간 내려갔을 때 미리 사두는 횡재를 해 둔 덕분에 미국 서부 왕복 76만원에 갔다온다. 어쩌면 그동안 환율이 많이 올라서 미국에서 지원 받는 돈으로 항공료 전부가 커버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내 연구비를 약간 아껴 쓸 수 있을 것 같다. 

4. 연회 : 연회는 마지막 날 저녁에 있을 것 같다. 어제 메일이 왔는 데 뭘 억을지 조사를 하더라. 연회날까지 기억하고 있으라는 멘트와 함께. 대체 무슨 음식일지 몰라 아직 못 고르고 있다.  제목으로 봐서는 내가 먹을 수 있는 게 없어 보인다. 혹시 아시는 분들은 조언. 

 1) Crispy duck breast with poached pear compote, wild rice galette, and spinach
 2) Mahi mahi with pasilla lime marinade and tomato rice galette
 3) Mushroom ravioli with malted ale beurre blanc

5. 날씨 : 사막이라는 말과 학회 제목과 다르게 초여름과 늦봄을 오가는 날씨 + 낮에 덥고 아침저녁으로 한기를 느끼는 날씨라는데 감이 전혀 안 온다. 기후가 완전히 다른 곳인 것 같다. 한국은 아직 쌀쌀해서 코트를 못 벗고 있는데 옷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도 고민을 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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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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