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즈음을 사춘기 보내듯 보낸 나였다.
녹녹치 않게 치열했던 이십대를 보내고 방향이 정해지지 않아 불안했던 30대 사이에서
가볍다면 가볍게, 무겁다면 무겁게, 나혼자 힘들어하며 그렇게 그렇게 내 서른 살을 보냈었었다.
그렇게 보낸 내 서른 살은 지금 어디 쯤 가고 있을까? 
그렇게 보낸 서른에게 부끄럽지 않은 30대를 살고 있는 것일까?

엊그제 제일 친한 친구 한명이 시집을 가는 날이었다. 
그 친구를 만난 것이 그 서른 즈음이었고, 그 친구가 시집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 서른을 곱씹었다. 
그 친구는 서른에 서른처럼 살고 스물에 스물처럼 살고 싶다고 했었다.
스물을 서른처럼 살지 않았고 서른을 스물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고.
그런대로 서른이 맘에 든다고 하면서 나와 다르게 덤덤하게 받아들이던 그 친구. 
생뚱맞지만 그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나와 그 친구의 서른을 떠올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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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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