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것

Thanggle's Diary 2008. 2. 24. 00:58
어렸을 때, 공부만 하면 만사가 다 해결되는 때가 있었다. 물론 집안이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안정되던 시절이었고, 이런 호시절이 집안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사라졌지만, 적어도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부만 하면 된다는 방패가 있었다. 돈을 버는 것도 면제고, 일을 하는 것도, 교우 관계도 공부와 관련이 된다면 모든 것이 알아서 해결이 되었던 것 같다. 공부만 잘 한다면야...

지금... 고등학교 때 하던 공부나 비슷한 연구란 것을 직업으로 삼은 지금은... 다른 일 신경 쓰지 않고 공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하는데, 막상 주위를 잊어버리고 공부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지금은 그것이 녹녹한 일이 아닌 것이다. 가족들의 일을 챙겨야 하고, 귀찮은 일도 해야 하고, 하기 싫은 말도 해야하고, 아무도 안 쳐다봐 주니 알아서 노후도 준비해야 한다. 거기다 연구는 정말 알아서 잘 해야 하는 거다. 연구만 잘 해서는 사람같이 살 수 없으니.... 연구만 하고 싶어도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는 궁시렁...궁시렁.... 궁시렁....

뭐든 간절하면 더 하기가 힘들어 지는 것이리라.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두루 잘 하는 사람들이거나, (이런 경우는 아주 드물고...) 다른 주위에 모든 것을 잠시 눈감아 버리고 한가지를 정말로 집중해서 잘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주위에 잠시 눈 감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안 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마음먹은 대로 실천하는 힘.... 이게 문제인 건가? 난 게으른 천재가 아니란 말이지....

갑자기 성공하고 싶어졌다. 궁상맞은 생활도 생각도 벗고, 좀 폼나게 말이다. 연구도 좀 폼나게 하고...
그러자면 집중해야하고.... 이런 생각은 간절해져만 가는데,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가니...  좀 잡생각은 많아지고 또 집중 못하고... 또 궁시렁거림....

'Thanggle's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바람  (2) 2008.03.05
태극기  (0) 2008.03.01
연휴  (2) 2008.02.09
방문자 기록  (0) 2008.01.21
Posted by thangg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