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Mathematician/Teaching 2015. 5. 31. 22:15

요사이 학생들은 확실히 내가 학생이던 시절보다 질문을 많이도 하고 편하게도 하는 것 같다.


되돌아 보면 나의 경우엔 선생님께 질문할 일이 있으면 어떻게 질문해야 혼나지 않을 지 부터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표현이 이상하긴 하지만 제대로 질문하면야 아주 친절히 대답해 주시지만, 너무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하면 되려 선생님으로부터 더 많은 질문을 되돌려 받고 더불어 꾸지람을 보너스로 들을 때도 있었기에, 사실 그 꾸지람이 무서워서 혹시 잘못된 질문을 할까봐 질문을 포기했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사실 공부를 제대로 안 했을 때도 많았기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기말 고사 기간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정말 질문을 많이 한다. 질문이 많다는 것은 학생들이 어느 정도는 수업에 따라오고 있다는 것일테니 반가운 일이다. 수업 시간 앞뒤로 질문하는 학생도 있고, 수업 중간에 질문하는 학생도 있다. 한 가지 문제라면 대형 강의의 경우 진도의 압박으로 강의할 시간도 부족한데 자꾸 맥을 끊어 질문을 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진도를 다 못나가 시험범위를 다 못 맞출까 무섭기도 해서 보통은 수업 끝나고 질문하길 권하지만 궁금증은 그 때 그 때 풀어야 하는데 미안하기만 하다.


근래에 들어 학생들이 너무나 쉽게 질문하는 도구는 이메일로 질문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다 들고 다녀서 그런지 참 쉽게 메일을 쓴다. 물론 질문을 정화해서 모르는 것이 무엇이고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봤는데 잘 모르겠다는 메일도 받는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 밑도 끝도 없이 문자메세지 쓰듯 이거 모르겠어요 이러면서 한 줄짜리 메일도 온다. 그래도 질문한 것이 기특하여 답메일을 써 주면 정말 답문자 오 듯 또 짧게 답메일이 온다. 


아.... 난감하다. 


기특하게 여겨야 하는 것인가? 아님, 메일 쓰는 예절부터 가르쳐야 하는 것인가? 소심하게 고민해 본다. 나에게 선생님은 어려운 분이고 존경의 대상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참 많이 다르다.


그래서...난 또 답메일을 써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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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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