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이 모두 집에 있는 주말이면 으레 나오는 말이 있다.

" 오늘 맛있는 거 먹자!!!! "
" 뭐 먹고 싶은데? "
" 그러게 뭐 먹지? "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색다른 먹거리가 먹고 싶기도 하고 한편 스믈스믈 올라오는 귀차니즘에 사로잡힌 나는 식구들을 위해서라도 꼼짝은 하기 싫고 이럴 때는 -가진 돈도 없으면서-주로 돈으로 해결하고자 이렇게 외친다.

" 먹고 싶은 거 말해. 오늘은 내가 쏜다.!!! "

그렇게 이거 먹자, 저거 먹자 갑론을박 하다보면 외식으로 딱히 땡기는 음식도 없고 대안도 없고, 결론은 그냥 집에서 찌게나 끓여 밥먹자가 된다. 온갖 메뉴와 맛집을 읊어대도 정작 가기도 힘들고 가도 원하는 맛을 찾기가 힘들 때가 많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것이다. 특히 짠음식 혐오하고 조미료나 설탕이 들어가면 입에도 안 대는 우리 식구들이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다. 문제는 찌게나 끓여서 밥먹는게 어려운게 아니라 귀찮다는 거다. 다른 말로 정성이 필요하다가 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강한 자극과 화려함으로 무장한 맛있는 음식 보다는  소박하지만 먹어서 편안한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 어쩌면 먹어서 득이 되는 음식 보다는 먹어도 해가 안되는 음식을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간다한 먹어서 해 안되는 음식 찾기가 현대 사회에서는 참 힘들다는 게 문제다. 가끔은 돈으로 해결해 보고자 하지만 돈으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결국엔 돈이 많이 들지는 않아도 정성이 가득한 집밥이 최고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된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먹거리를 해결하고자 냉장고를 뒤진다. 이럴 때 집에서 담군 짱아찌나 나물, 김치 같은 밑반찬이 나오면 완전 횡재한 기분이 든다. 정말 찌게 하나만 하면 한끼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어찌되었건 돈 벌어 맛있는 거 사먹는 것보다 집에서 스스로 먹거리를 해결한다는 거... 이게 훨씬 힘든 일이라는 거다.  

좋은 먹거리를 찾는 것은 돈으로 해결이 안 난다. 다 시간과 노력... 진정성을 다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 그런데 음식만이 그런 것이 아닌 거 같다.
돈으로 해결이 안 나는, 시간과 노력, 정성을 다해야 얻는 것들이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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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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