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W 대학 수학과 학부 학생들이 연구소에 견학을 왔더랍니다.

학생들은 연구소 곳곳을 둘러보고 나서 연구진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는데, 저도 그 연구진의 일원으로 그 대화의 시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 말고도 J 박사님과, P 박사님께서 함께하셨습니다. 짧은 생각엔 학생들이 선배 수학자들에게 궁금한 것이 많을 것 같아서 약간 준비를 했었습니다. 혹은 수학과에서는 수적으로 열세인 여학생들이 여성 수학인으로써 궁금한 것이 많을 것 같기도 하구요. 수학을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궁금해 할 것 같기도 했구요.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사는 온통 어떻게 하면 이곳에 취직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더 많은 듯 했습니다. 연구진들보다는 이 곳 행정 직원분이 더 질문을 받으셨네요. 물론 학부생이니 수학에 대한 질문은 아마도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이해가 부족할 테니까요. 그래도 서운한 마음은 감출 수 없네요. 

그 중에 몇몇 학생들은 다행이? 신기하게도? 제 전공에 관심이 있었나 봅니다. 관심이라기 보다는 문제 자체의 익숙함과 약간의 신기함을 가지고 있었던 듯 합니다.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어요. 

"정수론 문제 중에 풀린 문제가 많은데 아직도 풀 문제가 더 있나요?" 
" FLT 문제는 풀렸다는데 왜 계속 중요한 것이죠?"
"산술적 정수론이란 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가요? 정수론과 무엇이 다르죠? "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사진 촬영을 하고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나면 서운했는지 학생들이 갑자기 폭탄주를 만들어 오네요. 왜 그런지 몰라도 저에게만... 학생들 말로는 제가 질문에 대답을 잘해 줘서라는데 그건 아닌 듯 합니다. 아마도 제가 이뻐서 아는런지요?  덕분에 저녁 공부는 취중 공부를 했습니다. 요즈음 치과 치료중이었는데 술 덕분에 잇몸이 왕창 또 부었네요. 

하지만.... 요랜만에 젊은 친구들 속에서 즐거웠습니다. 젊은 친구들과 비교해 저는 역시 나이를 먹었구나 생각을 했어요. 젊은 친구들이 하는 행동들은 젊기도 하지만 저를 걱정되게 만들거든요. 하여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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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an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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